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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절 묵상

싸움의 기술

 

 

6월 5일(수) 한 구절 묵상


베드로전서 3장 9절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

 

 

베드로전서 3장 9절

싸움의 기술

베드로전서 3장은 가정에서 부부의 신앙적 관계와 세상 속에서의 성도의 태도에 대한 권면입니다. 매우 극심한 핍박이라는 전체 배경 안에서 성도가 갖추어야 할 신앙인격과 가치를 말하는데, 베드로는 성도의 복된 삶을 이렇게 말합니다.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9). 성도가 세상과 싸워 이기는 방식은 경쟁이나 대립이 아니라 축복입니다. 

세상살이가 고되고 지치는 이유 중 하나는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경쟁을 기본적인 삶의 방식으로 정하고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도록 만듭니다. 여기에는 절대적인 승리라는 것이 없어서 누구라도 패배를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작 자기 주변의 누군가와 비교하고 우열을 가리는 식으로만 만족을 추구하게 되어 버립니다. 이러니 삶이 고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의 누군가와 끊임없이 나를 비교하고 따지기 때문입니다. 서로 어울리고 신뢰로 조화를 이루며 보듬어주어도 모자란데 뾰족하게 찌르고만 있으니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경쟁해서 우월하다 느껴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런 삶은 공허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삶의 만족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고 요청합니다. 경쟁이 아니라 복을 빌어줄 것을 말합니다. 너의 잘됨을 위해 나를 헌신하라고 강력하게 권면합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이 있는가>를 쓴 이소영 작가는, 진정한 성공과 행복은 나의 성공을 위해 너를 이용하는 경쟁의 방식이 아니라, 너의 성공을 위해 나를 헌신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적자로 허덕이던 공룡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원 서로에게 기여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재구성하고 운영방식을 바꾸고 나자 다시 회생했던 경험을 말하면서, 공존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서로 경쟁하며 다투는 것은 서로를 소모적으로 소진시키고 맙니다. 이런 세상에 대해서 성도는 기꺼이 나를 내어주는 십자가의 방식을 시도하고 실험해야 합니다. 말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베드로는 바로 이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성도는 세상과 싸우는 존재가 아니라, 세상을 품고 변화시키는 존재입니다. 경쟁으로는 세상을 이길 수 없습니다. 경쟁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더 큰 품으로 품고, 더 큰 사랑으로 받아내는 것이 성도의 역할입니다. 지적하고 깍아내리는 정죄의 방식은 우리에게 적합한 싸움의 기술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주님처럼, 나를 내어주고 더 넓은 마음으로 품어내며 너를 위해 헌신할 때, 위대한 사랑은 현실이 되고 능력이 될 것입니다.

반드시 승리하는 싸움의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서로가 지지 않는 것입니다. 부딪히고 갈등하면서 승패를 따지면 누군가는 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받아주고 품으면 지는 사람이 없어집니다. 성도가 싸우는 방식은 사랑이며 섬김입니다. 이미 받은 십자가의 큰 복으로 너를 기꺼이 받아줄 때, 승패는 사라집니다. 경쟁이 협력과 일치로 변화될 것입니다. 이런 멋진 싸움을, 이미 승리한 싸움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러니 기꺼이 품어주십시오. 은혜는 충분하고도 넘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