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목) 한 구절 묵상
열왕기상 4장 7절
솔로몬이 또 온 이스라엘에 열두 지방 관장을 두매 그 사람들이 왕과 왕실을 위하여 양식을 공급하되 각기 일 년에 한 달씩 양식을 공급하였으니
열왕기상 4장 11절
권력의 양면성
열왕기상 4장은 솔로몬 치하 이스라엘의 조직개편과 통일 이스라엘 시대의 번성에 대한 보고입니다. 솔로몬은 열두 지파인 이스라엘에 대하여 열두 지방의 관장으로 새로운 행정 체계를 수립했습니다. 7절 "온 이스라엘에 열두 지방 관장을 두매" 이를 통해 왕실 중심의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완성합니다.
사사기에서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왕정은 솔로몬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는 다윗의 언약이 확고하게 계승되는 초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중앙집권적 조직으로 인해 솔로몬 때부터 왕권의 타락이 곧 나라 전체의 타락으로 나타나기도 했고, 조세 징수로 인해 결국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갈라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정일치 사회였던 이스라엘이 군사력과 행정력을 우위로 종교 리더십을 왕권에 종속시켜 버린 변질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권력 중심의 조직은 언제나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왕권은 언제라도 죄로 타락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큽니다. 열왕기는 솔로몬 시대의 태평천하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솔로몬의 변질 또한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죄인의 한계를 여전히 지적하는 매우 중요한 성경신학의 관점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솔로몬 왕의 조세 징수에 대한 열왕기의 보고는 칭찬이면서 동시에 경고입니다. 권력은 그 자체로 선할 수 없기에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순종하는 것만이 지혜라는 것을 역사적 기술 저변에 은근히 깔아 놓는 단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성도는 넓게는 국가 정치와 교회 공동체의 권위 구조에 대해서, 좁게는 가정의 권위 구조에 대해서 신앙적 가치를 바르게 점검하고 세워갈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세운 조직력이나 권력은 언제나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겸손하게 자기를 내어드릴 때 성도는 안전합니다. 죄인은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성경의 관점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제왕적 권력은 반드시 타락합니다. 솔로몬이라고 예외일 수 없고, 다윗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죄인을 여전히 믿어주시는 하늘 아버지의 사랑만이 죄인의 살 길입니다. 그러므로 내 삶의 자리에서부터 좀 더 세밀하게 올바른 권위 구조를 세워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중심에 바로 선 사람만이, 십자가로 자기를 내어주는 믿음만이 성도가 가야 할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