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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절 묵상

묵상/싸움의 태도

한 구절 묵상

사도행전 15장 39절

서로 심히 다투어 피차 갈라서니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배 타고 구브로로 가고

 

사도행전 15장 39절

싸움의 태도

 

바울과 바나바의 전도 여행과 보고는 예루살렘 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아름다운 결실로 인정되었습니다. 그 후 바울과 바나바는 다시 안디옥으로 내려가 2차 전도 여행을 계획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다툼이 생겼습습니다. 바울과 바나바가 서로의 의견 차이로 갈라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 둘은 각자의 길을 갑니다. 교회 안에서의 다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39절의 '다투다'라는 말을 한국식으로 이해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이 말의 본래 뜻은 뜨겁게 부딪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인지 히브리서에서는 이 말이 "격려"로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표현을 우리 식으로 오해해서 감정적으로 다투고 미워하며 헤어진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당시 헬라 문화에서는 철학적으로 논쟁하는 것이 상당히 고급스러운 사회적 수준으로 인정받던 때였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철학이 발달했으며, 의회가 세워졌고 민주주의의 뿌리가 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다투었다는 이 말의 뜻은 열정적으로 토론했으며, 미워하고 헤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견이 다르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부르심을 따라 나아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사도행전은 바나바는 구브로에서, 바울은 실라와 함께 수리아에서 교회들을 견고히 했다고 말합니다. 

싸움에도 태도가 있습니다. 미워하고 정죄하는 식의 싸움은 갈등과 분열을 낳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더 다양하고 풍성한 결과를 주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우리는 갈등이 아닌 존중과 다양함으로 서로를 대할 줄 알아야 합니다. 흔히 교인끼리 싸우면 절대로 화해가 안 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사실이 그랬기 때문입니다. 부끄럽지만 우리의 미성숙함이 복음과 사랑을 막아선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의견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정죄와 미움이 아니라, 존중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울과 바나바의 다툼이 보여주는 성경적인 가르침입니다. 교회 안에서, 공동체 안에서 정죄하고 미워한 일이 있습니까? 서로 성숙한 대화가 있도록,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너를 밀어내는 다툼이 아니라, 너를 세워주는 존중이 있을 때 공동체는 더 건강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