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8장 24절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나를 위하여 주께 기도하여 말한 것이 하나도 내게 임하지 않게 하소서 하니라

간접 신앙의 오류
20260618
베드로의 엄중한 경고에 사마리아 성의 시몬은 냉큼 엎드립니다. 그런데 그의 말이 마음에 와 닿지 않습니다.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나를 위하여 주께 기도하여 말한 것이 하나도 내게 임하지 않게 하소서 하니라"(24). 시몬은 베드로에게 기도를 요청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직접적 고백과 회개는 없습니다. 베드로를 방패로 삼고자 하는 이 말이 와 닿지 않는 이유입니다.
기독교는 가톨릭과 개신교회, 그리고 정교회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모두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신앙 공동체입니다. 정교회는 우리나라에서 워낙 소수이기에 관심이 없지만, 가톨릭과 개신교회는 서로 비슷하면서도 달라,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닙니다. 심지어 가톨릭을 이단이라고 말하는 보수 교파까지 있다 보니, 신학적 이해는 전혀 없고 오직 이념으로만 선을 긋는 무지함이 익숙하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많은 개신교회가 가톨릭과의 차이점을 잘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알지 못하는 것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입니다. 가톨릭과 다른 개신교회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전구(轉求)의 유무입니다. 가톨릭은 나를 대신해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주는 성인(saint)를 인정하는 반면, 개신교회는 Sola Christus, 유일한 중재자는 예수님 뿐이어서 하나님께 중재하는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모 마리아, 성베드로 등등의 성인을 통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전구(轉求)는 개신교회에서는 위험한 일로 간주합니다. 오히려 교권주의의 구조적 폭력에 반발하여 나타난 개신교회는 모든 신자를 성인Saint로 여겨 서로를 성도라고 부르면서, 모든 성도는 십자가 복음을 통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런 개념은 사마리아 성의 시몬을 통해서도 잘 드러납니다. 베드로의 경고를 들은 시몬의 반응을 두고 회개에 대해 해석이 여러 갈래이긴 합니다만, 그의 말에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 없습니다. 그저 베드로에게 대신 기도해 달라는, 전구와 비슷한 간접적 요청만이 있습니다. 간접적인 신앙의 약점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나의 하나님이 아니라, 너의 하나님이 되기 쉽습니다. 나의 고백보다는 나보다 더 나은 누군가를 통하면 더 좋은 고백이라고 여깁니다. 이런 일은 개신교회의 교리나 전통과 전혀 다른 것들인데, 모순적이게도 오늘날 교회에서도 전구와 유사한 일들이 버젓이 행해집니다. 내가 기도해야 하는데, 목사님이 기도해 주는 게 더 낫다고 여깁니다. 정작 나의 기도는 은근슬쩍 빠집니다. 목회자든, 어머니든, 신실한 권사님이든 나보다 나은 이에게 기도 부탁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정작 나의 고백과 나의 간구가 없다면, 이것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나와 직접 만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찾아오시는 하나님은 누구를 대신하는 분이 아닙니다.
간접 신앙은 언제나 절실하지 않고 애매합니다. 직접 신앙은 언제나 생생하고 정확합니다. 내가 직접 경험한 은혜이고, 나의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것이 되지 않은 믿음, 그러니까 남의 것인 믿음이 힘(권능)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도 간접일 수 없습니다. 내 심령의 골수를 쪼개고 나를 다시 빚으시는 내 말씀이어야 합니다. 핑계가 많은 간접 신앙이 아닌, 십자가를 직면해 순종할 수밖에 없는 직접 신앙, 직접적인 사랑이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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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질문
1. 시몬의 말에서 드러난 간접 신앙의 특징이 무엇입니까?
2. 내 고백을 직접 들으시는 주님께 간구해야 할 기도를 적어 보세요. 기도 중에 어떤 마음을 주시는지 분별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