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거룩한 행진

목사wannabe 2026. 4. 4. 08:56


사순절 38   민수기 9장 23절

곧 그들이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진을 치며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고 또 모세를 통하여 이르신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여호와의 직임을 지켰더라

 

 

 

 

거룩한 행진

20260404


민수기는 시내산 이후 광야로 이어지는 여정을 본격적으로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지파에 따라 진으로 구성하게 하셨는데, 핵심은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입니다. 이것은 전쟁을 위한 군사 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중심에 둔 거룩한 행진 대형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삶을 전쟁으로 표현하는 일이 교회 안에 종종 있습니다. 흔히 영적 전쟁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이런 식의 표현이 완전히 잘못된 건 아니겠지만, 신앙생활의 본래적 의미에서는 약간 비껴간 개념이기도 합니다. 전쟁과 전투의 이미지가 구약에 가득히 담겨 있어서, 우리는 어쩌면 승리하는 방식으로만 신앙을 이해하고, 그런 결과만을 하나님의 복이라 오해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신약에서는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지는데, 십자가의 주님은 도전적이기는 하셨으나, 전쟁을, 그런 식의 군림과 승리를 쟁취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주님은 무시당했고 멸시와 천대를 당했으며, 매 맞고 피 흘려 죽으셨습니다. 이는 승리의 역설이어서, 구약의 승전보와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죽어서 살고 패배해서 승리하며 노력과 애씀으로의 성취가 아니라, 내어주고 섬김으로써의 완성입니다. 하지만 구약과 신약이 상반된 것은 아닙니다. 민수기가 보여주는 이스라엘의 모습에서 우리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전쟁 이미지를 넘어 하나님의 부르심과 세우심, 그리고 이끄심으로 나타나는 하나님의 임재의 행진을 발견합니다. 시내산에서 언약 백성으로 부름을 받은 이스라엘은 성막을 중심으로 진을 배치했습니다. 이는 군사적 편제가 아닌, 하나님의 임재를 중심에 둔 거룩한 행진을 위한 대형입니다. 하나님은 공동체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에 계신 분이며,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했다는 표현은 거룩한 행진의 동력이 무엇인지를 드러냅니다. 주변 상황이나 환경적 조건들, 사람의 경험과 판단, 어떤 감정적이고 집단적 분위기가 앞서지 않아야 했습니다. 오직 말씀 앞에 서서, 말씀 뒤를 따르며, 말씀을 받아내는 순종으로만 움직여야 했습니다. 부르심과 세우심, 그리고 보내심과 따름의 흐름은 사명의 실천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 걸음과 여정에서 승리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거친 날들도, 위기의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성경은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로 압축했습니다. 해서 실패도 역경도 하나님의 동행하심 안에서 뜻이 됩니다. 진정 거룩한 행진입니다.

 

오늘로 사순절 40일 여정이 끝납니다. 출애굽의 걸음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여호와의 명령을 따르는 거룩한 행진이라 하겠습니다. 이는 우리의 오늘에서 이어지고 매듭되어야 할 걸음이며, 우리가 다시 이어가야 할 행진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한 연합과 순종의 진행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십자가 복음을 중심으로 삼아, 각자의 자리와 속도를 존중하며 나아갈 때, 복음의 권세와 구원의 영광이 온전히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 삶의 자리에서, 우리 공동체의 걸음으로 실현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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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질문

 

1. 민수기가 보여주는 이스라엘의 대형 형성의 핵심과 의미는 무엇인가요?



2. 광야와 같은 내 삶의 현실을 거룩한 행진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새로운 결단을 심는 오늘이기를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