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삶의 방식이 바뀌는 곳

목사wannabe 2026. 3. 14. 05:43


사순절 22  출애굽기 12장 37절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 숙곳에 이르니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요

 

 

삶의 방식이 바뀌는 곳

20260314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출애굽의 걸음이 처음 다다른 곳은 숙곳입니다. 숙곳은 이집트와 시내 반도, 나아가 동쪽, 메소포타미아와 북쪽 근동지역의 연결점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 숙곳에 이르니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요”(37). 이집트를 등지고 나아가는 걸음의 첫 번째 도착지가 숙곳이라 했을 때, 왜 숙곳인지를 파고들어야 합니다. 왜, 다른 곳도 아니고 숙곳일까요?

 

바울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라 했습니다(딤후3:16). 그러니까 성경에서 나오는 이름, 지명, 활동, 사건 등등은 모두 어떤 의미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출애굽의 첫 도착지가 숙곳이었다는 출애굽기의 보고 역시 우리에게 주시는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 카이로 서북쪽에 위치한 숙곳은 서쪽 이집트와 동쪽 메소포타미아를 연결하는 동서의 접점입니다. 이집트의 위치에서 보자면 더 큰 세상을 향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요충지이고, 북쪽 히타이트, 동쪽 앗시리아의 입장에서는 이집트 정복을 위해 차지해야 할 입구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출애굽한 히브리인들에게는 어떤 곳일까요? 이집트를 등지고 시내 반도로 나아가는 본격적인 출발지가 숙곳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숙곳은 단지 장소로서의 의미만 있는 건 아닙니다. 숙곳은 이집트를 떠나는 지리적 방향성이면서 동시에 제국의 가치와 질서, 그들의 신화를 떠나는 새 삶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히브리어 수꼿(Sukkot)은 ’장막들‘을 뜻하는 복수명사인데, 임시 거처와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나그네의 삶을 배경으로 하는 말입니다. 이 단어는 훗날 이스라엘 절기 가운데 하나인 ’장막절-하그 하 수꼿‘의 이름이 됩니다. 장막절은 출애굽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나그네처럼 다닐 때, 하나님께서 먹이시고 입히셨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해서 지금까지도 이스라엘과 유대교에서는 장막절을 지킬 때, 견고하고 좋은 집에서 나와 허름한 초막을 짓고 거기에서 생활하는 풍습을 지킵니다. 다시 말해, 숙곳은 단지 어디에 있었다는 지명이 아니라, 어떻게 살기 시작했는가를 선언하는 이름입니다. 오늘날 고고학자들은 특정 지점을 숙곳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숙곳은 오히려 광야의 장막을 기억하게 하는 삶의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벽돌의 세계, 그 견고해 보이는 풍요와 질서를 떠나 천막의 세계,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나아가야 하는 성경적 세계관을 향하는 말이 숙곳입니다. 소유에서 의탁으로, 정주에서 순례로 삶의 기준을 바꾸어야 하는 결단의 자리가 숙곳입니다.

 

이전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것.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회심과 칭의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숙곳이라 하겠습니다. 해서 필요한 것은 마음의 애굽의 정리하는 것, 그 가치와 질서보다 한 분 하나님을 따르며 함께 걷는 가치가 더 우월한 것임을 깨닫고 결단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결과로서의 광야는 고된 걸음이요, 지난한 고생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숙곳을 지난 광야는 홍해의 기적, 만나의 은혜, 구름기둥과 불기동을 따라가며 여리고에서 승리하는 영광의 날들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숙곳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출애굽기의 말씀을 통해 나에게 질문하십니다. 삶의 방식을 바꾸겠느냐고, 함께 하겠느냐고 말입니다. 자, 어떤 대답을 하겠습니까? 그 대답이 숙곳입니다.

--

 

말씀 질문 
1. 이집트를 등진 이스라엘이 처음 도착한 곳이 숙곳입니다. 이 지명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2. 나의 숙곳이 있어야 합니다. 나의 결단과 고백으로서 숙곳은 어떤 것입니까? 구체적인 결단과 실행 1가지를 정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