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40일 묵상 : 출애굽의 길] 14_ 출애굽기 3장 2절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꽃 안에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

기막힌 조우
20260305
이집트에서 도망친 모세를 하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 순간을 출애굽기는 이렇게 보여줍니다.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꽃 안에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2). 무려 40년이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방황하는 것 같았던 때에 하나님과 만난 것입니다. 정말 기막힌 조우입니다.
모세가 도망한 미디안 광야는 지금의 아카바만 동쪽에 펼쳐진 광대한 건조 지대입니다. 건조했기에 이곳의 사람들은 풀과 물을 찾아 돌아다녀야 했는데, 이들이 미디안 유목민입니다. 시내산의 위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많지만, 전통적으로는 시나이반도 남쪽이었다고 보는데, 그렇다면 모세가 머물던 미디안 광야와 시내산 또는 호렙산 사이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모세는 이 먼 거리를 오가며 무려 40년을 유목민으로 살았던 것입니다. 방황이었을까요? 그의 40년은 마치 이스라엘이 출애굽 후에 지나야 할 40년의 광야길에 대한 선행 같아 보입니다. 모세는 미디안 광야, 그 변방에서 제국의 질서와 가치를 비워냅니다. 권력의 문법을 비우고 순종의 문법을 익혀갑니다. 자연의 법칙을 따라 이곳저곳으로 다니며 순종을 배웁니다. 자기의 속도를 비우고 자연의 속도를 배웁니다. 나아가 나의 계획을 비우고 하나님이 만드신 대자연의 흐름을 익힙니다. 비록 메마르고 건조한 땅, 척박한 삶이었지만 그렇게 비우고 익히는 전환기를 살아냅니다. 이런 순종의 삶에 드디어 하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하나님은 불타는 떨기나무로 모세에게 오셨습니다. 불은 붙었으나 사라지지 않았다는 출애굽기의 설명은, 하나님의 임재와 섭리가 살리는 것임을 암시합니다. 꺼지지 않는 불은 하나님의 끈질긴 사랑이며 열정입니다.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모세가 40년간 제국의 가치를 다 벗어냈을 때, 오로지 자연과 환경에 순응하여 맡기며 따르는 순종의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이름을 잊지 않으시고 그 이름을 부르며 살리는 불로 임재하셨습니다. 정말 기막힌 조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모세의 40년이 방황이었을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의 때를 맞이하는 준비였습니다. 출애굽은 더딘 것 같아도 이렇게 기막힌 만남과 때로 준비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언제 오시는가? 하나님의 응답은 언제인가? 고민하며 방황할 때가 있습니다. 이 삶이 무슨 의미가 되는지 희미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 방황이 아니라 준비입니다. 해서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낼 수 없습니다. 불타는 떨기나무처럼 하나님은 찾아오셔서 이름을 불러주실 것입니다. 제국의 상층부가 아니라 광야에서, 낮은 곳에서, 나를 비워낸 하루하루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은 임재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순종을 익혀야 하겠습니다. 오늘이라는 시간도 방황이 아니라 준비되고 있는 여정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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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질문
1. 출애굽기 3장 2절은 미디안 광야에 임재하신 하나님을 보여줍니다. 모세의 40년 광야 생활에 불타는 떨기나무의 모습은 어떤 의미일까요?
2. 지금이 방황하는 게 아니라 준비하는 여정이라면, 오늘 내가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준비되어야 할 것들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오늘 순종해야 할 것들을 1~3가지 정도 정리하고 확인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