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새벽이 가장 어둡다

목사wannabe 2026. 1. 20. 07:40

 

사도행전 7장 19절

​그가 우리 족속에게 교활한 방법을 써서 조상들을 괴롭게 하여 그 어린 아이들을 내버려 살지 못하게 하려 할새

 

 

새벽이 가장 어둡다

20260120

 
 

약속의 성취라는 관점에서 이스라엘의 역사를 풀어내는 스데반은 이집트 고센 땅에서의 번성과 400년 후에 나타난 박해를 설명합니다. "그가 우리 족속에서 교활한 방법을 써서 조상들을 괴롭게 하여 그 어린 아이들을 내버려 살지 못하게 하려 할새"(19) 출애굽의 시기가 다가올수록 고난은 더욱 심해집니다. 때가 가까울수록 핍박이 더 거세게 나타납니다. 동이 트기 전, 새벽 미명이 가장 어둡다고 합니다. 곧 해가 뜰 것입니다. 곧 살 길이 날 겁니다. 

맹자의 <고자장>은 하늘이 큰 일을 맡기려는 사람에게 시련을 먼저 준다는 내용입니다. 그중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한 구절이 "아기체부 궁핍기신행 불란기소위"입니다. 몸과 살을 굶주리게 하고 생활을 궁핍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는 뜻입니다. 도대체 하는 일마다 안 풀리는 때가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선택이나 바르지 않은 일로 죄책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바르게 열심히 했는데도 막막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면 앞이 캄캄해 집니다. 세상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새로운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면서 이런저런 방법론적인 말들을 쏟아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AI시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어서 수익 구조도 달라지고 삶의 방식도 달라졌기에, 배우고 익혀야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이는 틀린 말이 아닙니다.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합니다. 다만 그렇게 지나는 과정이 버겁습니다. 하루하루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같습니다. 이렇게 불안한 인생에게 기독교 신앙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요? 우리 신앙은 언제나 인생보다 더 큰 그림을 보여주면서 견딜 수 있는 의미를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바탕으로 서로를 돕는 사랑의 관계를 제시합니다. 해서 막막한 시절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입니다. 구원의 경륜이라는 장엄한 서사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 의미를 되찾으면 고난을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의미 안에서 만나게 된 서로는 작은 것을 함께 나누며 함께 짐을 짊어지는 동역과 동행으로 맺어집니다. 스데반의 설교는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큰 그림,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의미의 서사입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언약, 요셉의 고난에 이어서 출애굽의 약속 직전의 고난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가 우리 족속에서 교활한 방법을 써서 조상들을 괴롭게 하여 그 어린 아이들을 내버려 살지 못하게 하려 할새"(19) 이집트 파라오는 더 부강해지는 이스라엘 족속을 두려워하여 노예로 살게 했습니다. 그러함에도 언약 안에서 번성하는 이들을 막고자 태어난 아이들을 버리고 죽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잔인한 일을 스스로 하도록 내몰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 약속이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이 의미가 가장 중요합니다.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했습니다. 고난과 핍박, 궁핍과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뜻이 이것입니다. 곧 해가 뜰 것입니다. 그러니 더욱 바르게, 깨어 있어야 하겠습니다. 더 온전해야 하겠습니다. 순전해야 하겠습니다.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고들 하지만, 믿음의 성도는 의미로 버팁니다. 하나님은 나를 잊지 않으십니다. 결코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조금 더 버텨야 합니다. 그럴 수 있도록 서로를 챙겨야 합니다. 서로에게 따뜻한 우리여야 합니다. 이 믿음으로 사는 우리가 희망입니다. 이 믿음으로 서로를 돌보는 우리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