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5장 35절
말하되 이스라엘 사람들아 너희가 이 사람들에게 대하여 어떻게 하려는지 조심하라

뜻밖의 도움
20251203
베드로를 중심으로 한 사도들의 도전적인 증언과 발언에 성전 권력자들은 분노했고 그들을 제거하고자 했습니다(33). 그때 당시 최고의 지성과 영성이라 불리던 랍비 가말리엘이 발언합니다. "말하되 이스라엘 사람들아 너희가 이 사람들에게 대하어 어떻게 하려는지 조심하라"(35). 하나님의 도우심은 인간적 상상과 기대를 초월합니다.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사람을 통해 사도들을 안전하게 지켜주셨습니다. 이 뜻밖의 도움이 여전히 우리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핵개인화 시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순 중 하나는 느슨한 연대입니다. 인간관계가 뚜렷하게 개인화 되었고 무리가 있어도 그들 속에서의 개인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의외로 이런 독립적인 개인들의 느슨한 연대 또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도에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공동집필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개인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모순적인 행동심리 중 하나로 느슨한 연대를 주장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집단주의와는 구분되면서도 서로 필요에 의해 형성되는 관계입니다. 필요가 다하면 자유롭게 분리된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어쩌면 계산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필요에 의해 연결되고 자유롭게 분리되는 느슨한 연대는 가치를 공유한다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인간관계이기도 합니다.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보완적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느슨한 연대를 통해서 개인으로서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서고 그렇게 서로에게 기여하면서, 이런 과정의 반복으로 개인과 사회는 끊어지지 않고 발전과 성장을 이루어갑니다. 우리 시대의 개인화라는 것은 더이상 고립이 아니라 존중을 배경으로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는 융통성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이기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느슨하게 연결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태도입니다. 일방적이고 공격적이며 분열하려 하면 고립을 자초할 뿐, 결코 성장할 수도, 성숙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이 증언하는 사도들의 활동을 보면, 성령의 이끄심은 의외로 예루살렘과 성전을 중심으로 나타납니다. 승천하시기 전 예수님의 말씀처럼, 사도들은 예루살렘에서 머물러 기도했고 성령 세례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전에 올라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결국 두 번이나 종교재판을 받게 된 것도 성전에서 복음을 증언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권력자들의 분노였으며 또다시 반복될 종교적 처형이었습니다(33).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뜻밖의 도움이 바로 거기에서 나왔습니다.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던 가말리엘을 통해 사도들은 보호를 받습니다. 물론 가말리엘 역시 십자가의 복음에는 무지했던 권력층의 한 사람이지만, 하나님은 그를 통해 위기에서 보호해 주신 것입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로부터 보호를 받은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돌보심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따라서 믿음의 성도에게 필요한 것은 열린 마음으로 순종하는 것 뿐입니다. 이런저런 계산이 앞설 때마다 기억하십시오. 순종일 때 하나님은 하늘 길을 열어 주십니다.
지레짐작으로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좋겠습니다. 순전하게 믿음을 따르며 복음을 살아낼 때 우리 삶을 나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뜻밖의 도움으로 인도하십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열린 마음과 태도로 복음에 더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와 이웃과의 수평적 관계를 통해 기꺼이 품어가는 오늘이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