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빈 무덤, 빈 감옥

목사wannabe 2025. 11. 17. 05:53

 

 

사도행전 5장 23절

​이르되 우리가 보니 옥은 든든하게 잠기고 지키는 사람들이 문에 서 있으되 문을 열고 본즉 그 안에는 한 사람도 없더이다 하니

 

 

빈 무덤, 빈 감옥

20251117

 
 

옥에 갇혔던 사도들이 주님의 사자를 통해 감옥에서 나와 새벽부터 성전에서 복음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를 모르던 성전 권력자들은 투옥된 사도들을 불러 오라 했지만, 그 감옥은 빈 감옥이었습니다. "이르되 우리가 보니 옥은 든든히 잠기고 지키는 사람들이 문에 서 있으되 문을 열고 본즉 그 안에는 한 사람도 없더이다 하니"(23)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이 장면은 주님이 부활하신 빈 무덤과 사도들이 나간 후의 빈 감옥을 연결해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권력이 주님의 부활을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사도들의 탈출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남겨진 것은 텅 비어 있는 공간 뿐입니다.

정지우 작가는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에서 현대인의 취약성 중에 하나가 돈에 대한 집착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돈에만 치중한 삶은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합니다. 돈을 버는 데만 온 힘을 기울이고 인생의 대부분을 쓰고 있는 현실이라는 게 결국 나보다 돈을 더 쉽게 버는 사람을 보면 열등감과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면서, 돈은 신뢰의 대상도, 인생의 목적도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우리 인생에 돈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 인생의 모든 시간이 돈에 묶일 때, 그 인생은 정말 중요한 것은 죄다 놓쳐버리고 결국 돈마저 놓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렇게 돈에 묶인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한 진실의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고유한 어떤 것, 저마다의 인생에 주어진 소중한 가치에 시간을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인생은 그렇게 자기 안에 쌓인 시간들로 단단해지고 온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애쓴 것들이 고작 타인과의 비교로 허무해 질 때, 그때 덮쳐오는 상실과 좌절은 인생 전체를 흔들어 버립니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어떤 수단이어야 하고, 그럼에도 돈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결국 빈 손이 되고 말 것입니다. 수단과 목적이 와전된 결과는 항상 이렇습니다. 권력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도행전은 권력의 빈 손을 이렇게 보여줍니다. "이르되 우리가 보니 옥은 든든하게 잠기고 지키는 사람들이 문에 서 있으되 문을 열고 본즉 그 안에는 한 사람도 없더이다 하니"(23) 성전 권력자들은 사도들을 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럴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그 감옥은 빈 감옥이 되어버렸습니다. 자물쇠도 그대로였고 지키는 이들도 그대로였는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입니까? 빈 감옥이 되어 버렸습니다. 성경은 세상의 실상이 이렇지 않느냐고 질문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 세상이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들의 결과는 언제나 빈 손입니다. 이렇게 비어버릴 것들에 힘을 쓰고 온 인생을 씁니다. 텅 빈 삶이 되고 맙니다. 작은 위기에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취약한 인생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어버릴 것에 마음 두지 마십시오. 오히려 비워진 것을 믿음의 증거로 삼는다면 좋겠습니다. 텅 빈 그것이 집착과 욕망을 벗어난 증거가 되게 하는 겁니다. 죽음은 부활을 막을 수 없어 텅 빈 무덤이었고 권력과 욕망은 복음을 막을 수 없어 텅 빈 감옥이었습니다 이렇게 비어버릴 것들에 집착을 내려놓고 더 소중한 것에 마음을 쏟고 시간을 채워야 하겠습니다. 

빈 무덤과 빈 감옥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무엇인가를 채우기 위해 시간을 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이 비어버릴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합니다. 수단으로 쓰고 비워갈 것에 집착하기보다 수단을 통해 담고 새겨야 할 것을 추구하면 좋겠습니다. 너의 미소, 든든한 신뢰와 관계, 애틋한 섬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우정과 사랑 말입니다. 다정한 소망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