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4장 29절
주여 이제도 그들의 위협함을 굽어보시옵고 또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

사도행전 4장 29절
이것이 기도다
20251013
시편의 말씀으로 시대를 이해하고 섭리를 고백한 공동체는 이제 말씀을 공동체의 구체적인 현실로 연결합니다. "주여 이제도 그들의 위협함을 굽어보시옵고 또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29) 이것이 기도입니다. 공동체는 '주여 이제도'라고 기도합니다. 말씀의 뜻을 지금 나의 현실로 가져오는 것, 하늘의 뜻을 지금, 여기 나의 현실로 받아 순종하는 것이 성도의 기도입니다.
기도에 대한 가장 흔하면서도 그래서 가장 심각한 오해는 '나의 소원을 이루는 방식'으로만 이해하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믿음의 성도를 자녀 삼아 주셨고, 자녀가 구하는 것은 기꺼이 채워주시겠다고 약속하셨기에, 우리는 하늘 아버지께 이것저것 나의 필요를 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기도의 전부 또는 기도의 핵심은 아닙니다. 우리가 알듯이 기도의 핵심은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나를 내어드리는 순종이 핵심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기를 구하고, 그것을 내 삶으로 받아 순종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과 권세를 구하는 것이 기도의 본질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이해로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는 기도의 모범이며, 주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는 우리가 진심으로 품어야 할 올바른 기도의 내용입니다. 사도행전의 신앙 공동체의 기도 역시 이런 맥락과 이어져 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 미문 앞에서 40년 간 구걸하던 걸인을 예수의 이름으로 치유한 사건이 오순절 성령임재 이후의 일이었으니, 이 사건으로 붙잡혀 종교재판을 받았던 때는 예수의 십자가 사건과 불과 60~70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권력자들의 경고와 협박으로 풀려난 사도들은 공동체로 돌아가 함께 나누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시편의 말씀으로 당시의 역사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으로 기도합니다. "주여 이제도 그들의 위협함을 굽어보시옵고 또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29) '이제도'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시편의 상황과 사도들이 겪는 핍박의 상황이 '이제도'라는 말에서 만났습니다. 다윗이 경험한 하나님의 주권이 사도들과 신앙 공동체의 현실로 이어집니다. 그들은 하늘 아버지의 굽어보심과 이끄심이 지금도 나타나기를 구합니다. 핍박이 사라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권력에 맞설만한 세상의 힘을 달라고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조건이나 신비한 능력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이제 자신들의 삶으로 나타나기를 구했습니다. 해서 '주여 이제도!'라는 간구는 지금 나의 순종을 드리는 기도입니다. 무언가 나를 위해 이루어 달라는 기도를 넘어,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이지도록 나를 내어드리는 기도입니다. 이것이 기도입니다. 하늘의 뜻과 이어진 땅의 기도입니다. 오늘 나의 삶으로 나타날 권세 있는 기도입니다.
지금 기도하십시오. 지금 나의 삶에 하나님의 주권이 나타나도록 나를 내어드리십시오. 순종을 기도하십시오. 이 땅에서 내 뜻을 관철하기보다 하늘 뜻이 되기를 구하십시오. 하늘과 이어진 땅의 나를 통해 사랑이 흐를 것입니다. 핍박이 있어도, 시련이 있어도 사랑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어져만 있다면, '주여 이제도!'라는 순종으로 하늘과 땅이 이어져만 있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