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숫자에 속지 말 것

목사wannabe 2025. 7. 21. 06:01
 

사도행전 2장 41절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

 

 

사도행전 2장 41절

숫자에 속지 말 것

 
 

베드로의 담대한 복음 증거 후에 마음에 찔림을 받은 사람들은 회개의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현장을 사도행전은 간략하게 전달합니다.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41) 이 구절에서 주목하게 되는 단어는 단연코 '삼천'일 것입니다. 그런데 전후의 흐름을 본다면 사도행전은 의도적으로 이 숫자를 지나칩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미 흔한 말이 되긴 했지만 빅데이터라는 말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정보가 기반이 된 지금의 현실에서 빅데이터는 개인이나 사회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2024년 미국의 이코노미스트 저널은 올해의 CEO로 팔란티어 사의 알렉스 카프를 선정했습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CIA와 함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안, 테러, 마약 등의 위기를 방지하는 미국 최대의 첩보기업입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위협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것이 팔란티어의 핵심입니다. <치킨은 왜 행복을 말할까?>의 저자 최재원 교수는 '치킨 지수'라는 용어를 만들어 빅데이터의 활용을 알기 쉽게 보여줍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잘 될 때마다 치킨을 더 많이 주문했다는 것을 빅데이터로 설명합니다. 국가 간의 보안에서부터 일상의 치킨까지, 이 시대는 모든 것을 숫자로 보여줍니다. 해서 숫자는 정말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어떤 글에 그래프와 데이터 수치가 나오면 신뢰성과 설득력이 단숨에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숫자의 함정입니다. 김기석 목사님은 어느 책에서 숫자에 매이는 것을 귀신의 일이라고 했습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마루 기둥에 촘촘하게 짠 소쿠리를 걸어 놓았는데, 밤에 귀신이 찾아오면 소쿠리를 보고서는 밤새 그 구멍 숫자를 세다가 날이 밝아지면 도망간다고 믿었답니다. 해서 숫자에 집착하는 것은 귀신의 일이라고 비유한 것입니다. 숫자를 과소평가 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숫자에 집착하는 것도 옳지는 않습니다. 숫자에 집착할 때, 우리는 밤새 소쿠리 구멍을 세다 날 샌 것처럼, 우리 인생의 새로운 의미와 날들 앞에서는 무기력할 위험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성경은 종종 숫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줍니다. 베드로의 첫 설교로 삼천 명이나 되는 이들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41) 삼천 명이 세례를 받으려면 몇 시간이 걸렸을까요? 성경이 오병이어의 식사 시간을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 사도행전에서도 삼천 명의 세례 시간과 공간, 그 과정에 대한 설명 역시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지 않는 이유는 거기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기에 숫자를 일부러 지나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는 정말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숫자에 매일 것은 아닙니다. 지혜롭게 분석하고 활용하되 숫자보다 중요한 본질에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삼천 명이라는 숫자가 놀랍지만, 사도행전은 숫자를 무심하게 지나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현상, 복음으로 변화된 삶을 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숫자에 속지 마십시오. 숫자에 쫓기지 말고 바르게 분별하고 활용하도록 지혜를 구하십시오. 너무 몰라서도 안 되고 너무 빠져서도 안 됩니다. 모른다면 (반드시) 배워야 하고 집착이 된다면 한 걸음 물러서서 고요히 십자가 복음 앞에 머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말 필요한 지혜는 많은 수를 얻는 것보다 필요한 하나의 수를 찾아내고 집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