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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절 묵상

신앙의 대물림

 

1월 23일(목) 한 구절 묵상

여호수아 15장 19절

이르되 내게 복을 주소서 아버지께서 나를 네겝 땅으로 보내시오니 샘물도 내게 주소서 하매 갈렙이 윗샘과 아랫샘을 그에게 주었더라

 

 

 

여호수아 15장 19절

신앙의 대물림

 
 

여호수아 15장은 유다지파의 사방 경계와 성읍들이 주된 내용인데, 전반부는 경계에 대한 내용이고 후반부는 성읍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문맥적 특색으로는 경계에 대한 마무리는 갈렙의 딸 악사와 첫 번째 사사가 될 옷니엘의 신앙으로 끝맺음을 했고, 성읍들에 대한 마무리는 예루살렘을 점령하지 못한 실패의 이야기로 끝맺음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맥 구조로 볼 때 갈렙의 딸 악사와 옷니엘의 모습은 신앙의 대물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습니다

대물림은 우리나라 전통 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곧 다가올 설 명절에 어른을 찾아가 세배하고 덕담을 듣는 것은 어른의 지혜를 대물림한다는 의미입니다. 장례식에서는 복내림이라는 것을 하는데 복의 대물림을 제사 형태로 표현한 중요한 절차이기도 합니다. 풍수지리에서 좋은 묘자리를 찾는 것은 대표적인 대물림 표현입니다. 조상을 양지바른 곳에 모셔야 자녀와 후손들이 잘 살 수 있다는 복의 대물림을 뜻합니다. 대(代)를 이어간다는 뜻의 대물림이 요즘에는 유산이나 상속, 학벌 같은 물질적 가치로 변질되어 안타깝지만, 본래 대물림은 가문의 정신이나 정체성, 고유한 가풍을 의미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기독교 신앙에도 대물림의 개념이 있습니다. 신명기의 모세는 집에서나 밖에서, 앉거나 일어설 때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간직해야 하고, 이것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말했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충직한 순종을 대물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핵심이었고 훗날 나라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기에서는 갈렙의 가정이 이런 신앙의 대물림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헤브론을 점령한 갈렙은 선봉에 섰던 옷니엘과 딸 악사를 약속대로 결혼시켰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이 가정이 출가할 때 남방 네겝 땅으로 보냈습니다. 네겝 땅은 메마른 황무지로 신혼부부가 살기엔 척박한 곳입니다. 하지만 옷니엘과 악사는 아버지 갈렙의 말에 순종합니다. 그때 마지막으로 악사가 갈렙에게 요구한 말이 이렇습니다. "내게 복을 주소서 아버지께서 나를 네겝 땅으로 보내시오니  샘물로 내게 주소서 하매 갈렙이 윗샘과 아랫샘을 그에게 주었더라"(19). 황무지로 가야 하는 일은 막막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불평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일을 완수할 수 있는 것들을 요구합니다. 이는 헤브론을 달라고 했던 갈렙의 믿음과 닮았습니다. 아버지의 믿음이 자녀에게로 대물림 되고 있는 모습을 성경은 놓치지 않고 담아내 오늘 우리에게까지 전해줍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신앙의 대물림이기 때문입니다. 집에서의 모습과 교회에서의 모습이 달라, 그런 부모님의 외식적인 모습이 잃어 교회에 가고 싶지 않다는 10~20대의 응답은 신앙의 대물림을 고민하게 합니다. 우리가 물려주어야 할 것은 상처나 정죄, 외식이나 물질이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 불합리한 조건에서도 기도하며 순종하는 올곧은 신앙을 물려주어야 합니다. 가정이 무너지는 때를 사는 우리에게 이것만큼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순전한 신앙을 물려주어야 합니다. 신앙의 본이 되는 삶이어야 합니다.

​명절이 다가옵니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 명절에 이러저러한 것들 보다는, 신앙을 물려주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예배하는 진심의 그 태도가 자녀들의 삶에 새겨지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준비하십시오. 물려줄 신앙을 위해 지금부터 기도로 준비하고 소망으로 준비하십시오. 거룩한 꿈을 꾸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