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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절 묵상

저마다의 사정

 

4월 8일(월) 한 구절 묵상

열왕기상 2장 39절

삼 년 후에 시므이의 두 종이 가드 왕 마아가의 아들 아기스에게로 도망하여 간지라 어떤 사람이 스므이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의 종이 가드에 있나이다

 

 

 

열왕기상 2장 39절

저마다의 사정

열왕기상 2장은 다윗의 유언이 솔로몬을 통해 하나씩 성취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런 과정은 솔로몬의 왕권이 바르게 세워지는 과도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윗은 유언에서 시므이를 "무죄한 자로 여기지 말지어다"(9)라고 했는데, 이런 시므이에 대해서 솔로몬은 예루살렘 바깥으로 나가지 말 것을 명령합니다. 하지만 이 명령 후 3년이 되던 해에 시므이는 도망간 종을 데려오고자 예루살렘을 벗어나 가드에 다녀옵니다. 결국 이 일로 인해 시므이는 처형을 받게 되는데, 이로써 다윗의 유언은 모두 성취됩니다. 

예루살렘을 벗어나지 말라는 솔로몬 왕의 명령은 가택연금과 비슷합니다. 베냐민 지파로 사울 왕의 혈족이었던 시므이는 예루살렘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이런 조치는 비록 시므이가 힘 없는 노년이었으나 강력한 왕권을 세워가는 데 불필요한 잡음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었을 뿐더러, 왕의 지혜와 자비를 증명하는 일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시므이입니다. 그는 3년간 왕의 명령대로 예루살렘 안에서만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두 명의 종이 도망쳐 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시므이는 예루살렘을 벗어나 자기의 종들을 찾아왔습니다. 이 일로 인해 결국 왕의 판결을 받고 죽음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시므이에게 있어서 약간 억울해 보이는 이 일은 믿음의 성도에게 매우 중요한 신앙적 가르침을 줍니다. 다들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죄가 된 것은 반드시 그 값을 치른다는 점입니다. 죄의 가장 정확한 특징은 자기합리화입니다. 어떤 일이나 관계, 상황에 대해 내 속에서 핑계가 있다면 그것은 죄가 되기 쉽습니다. 내 속에서 변명과 설명이 길어진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의심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 자신을 예리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자기합리화는 거의 100% 죄로 결실하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 자기합리화는 일종의 방어기제로 설명합니다.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의 움직임이고, 마음이 몸으로 드러나는 어떤 표현인데, 결과적으로는 부정적으로 해석합니다. 상황을 회피하거나 미뤄두거나 갈등을 낳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스스로 변명을 길게 늘어놓고 있다면 그때를 주의하십시오. 죄와의 타협이나 죄이 결실이 되지 않는 지를 하나하나 따져봐야 할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을 벗어났던 시므이에게는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사정이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죄와 순종의 경계입니다.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죄는 반드시 그 값을 치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의 핑계는 무엇입니까? 그 핑계로 무엇을 설득하고 싶고, 어떤 것을 정당화하고 싶습니까? 그 결과로 죄가 되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과 직면한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합니다. 핑계하는 구차한 모습은 성도에게 주신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