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미움 속에서 준비되다

목사wannabe 2026. 2. 26. 04:58

 

[사순절 40일 묵상 : 출애굽의 길] 08_ 출애굽기 1장 8절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 애굽을 다스리더니

 

 

미움 속에서 준비되다

20260226

 

이집트 내부의 대전환이 일어났습니다. 힉소스 왕조가 막을 내리고 17왕조로 불리는 테베(Thebe)왕조가 들어섰습니다. 치열한 내부 전쟁에서 승리한 테베왕조는 이전의 기억들을 지우기 시작합니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 애굽을 다스리더니”(8). 짧지만 강력하게, 출애굽기는 역사적 전환기를 전합니다.

 

힉소스인들의 지배는 이집트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켰습니다. 나일 삼각주 동부를 중심으로 번성한 익소스 세력은 점차 남부 하이집트의 실실적 지배자가 되었고 이는 남쪽 테베를 중심으로 한 이집트 원주민들에게는 위협과 치욕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이주민과 원주민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결국 강한 정치적 충돌과 전쟁으로 테베 왕조가 들어섭니다. 그들의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힉소스의 수도 아바리스를 무너뜨리고, 이집트를 다시 원주민 순혈의 질서로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력 싸움이 아니라, 기억과 정체성을 둘러싼 투쟁이라 하겠습니다. 이후 테베왕조의 기조를 이어 18왕조가 들어서고 힉소스를 완전히 축출하면서 이집트는 공격적 제국의 길로 들어섭니다. 이 과정에서 힉소스와 연결된 모든 기억은 위험한 유산이 되었고, 외부에서 들어온 자들의 공로마저도 의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났다는 출애굽기의 짧은 구절은 당시의 현실을 의미심장하게 전합니다. 알지 못한다는 건 단순한 정보의 부재를 뜻하지 않습니다. 의도적인 단절이고 정치적 망각입니다. 적대감으로 존재를 지워버리는 증오였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백성은 사명과 섭리를 통해 들어왔던 이집트에서 미움과 의심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출애굽의 이야기는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은 환대받던 공로자에서 미움과 제거의 대상이 된 이방인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성경은 이런 흐름을 곳곳에서 보여줍니다. 다니엘은 바벨론에서 충성스러웠기에 더 위험한 존재가 되었고,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페르시아에서 미움의 표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은 어둠이 싫어하여 배척당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 역시 구별된 존재로 사는 그 자체로 줄곧 미움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움과 배척이 바로 전환의 시작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 지점에서 하늘길을 여십니다. 성도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시고 가야 할 길로 인도하십니다.

 

출애굽은 우연한 탈출이 아니라, 미움 속에서 준비된 하나님의 구원 전략입니다. 십자가는 환대와 영광으로 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증오와 멸시, 미움과 분노를 당하시면서도 순종하신 사랑의 사건입니다. 십자가로 산다는 건 미움 속에서 준비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이집트로 대표되는 세상에서의 잘 됨과 잘남이 최종 목적지가 아닙니다. 유용한 타자로 인정받기도 하겠습니다만, 갈등도 미움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럴 때 기억하십시오. 내 마음의 방향이 여전히 십자가의 주님이신지를 점검해야 할 신호입니다. 적당히 즐겁고 즐기면서 세상 속에 젖어드는 건 아닌지, 적당한 타협으로 사명을 미뤄둔 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야 합니다. 미움받아 억울하고 원망스럽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바로 알을 깨고 나올 신호입니다. 더 깊어질 시간입니다. 세상의 미움 속에서 나에게 말을 거시는 하나님을 만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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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질문

1. 요셉을 모르는 새 왕이 일어났다는 말씀은 어떤 의미입니까?

 

2. 근래 미움과 갈등의 상황이 있다면, 그것을 통해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신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시다. 글로 적어 보면 더 좋습니다. 쓰고 읽으면서 내가 더 깊어져야 할 태도는 어떤 것인지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