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미

목사wannabe 2026. 1. 23. 05:21

 

사도행전 7장 22절

​모세가 애굽 사람의 모든 지혜를 배워 그의 말과 하는 일들이 능하더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미

20260123

 
 

자신을 버리게 만든 세계 속에서 모세는 건짐을 받아 자라납니다. 권력의 횡포에 버려진 아이가 권력의 중심부에서 길러진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그 모순을 스데반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모세가 애굽 사람의 모든 지혜를 배워 그의 말과 하는 일이 능하더라"(20) 하나님은 방식은 거칠고 때로는 우리 수준으로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해내는 것입니다. 이집트에서의 성장과정은 그를 엑소더스의 적임자가 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래 된 노래의 가사 중에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인터넷 여기저기서 유행했는데, 상황이 모호하거나 정체성이 혼란스러울 때면 어김없이 이 문장이 나타났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이 표현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해야 하는 우리네 속마음일 것입니다. 살다 보면 정말 그런 때가 생깁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내 마음과 다르게 이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헷갈리고 방황할 때가 생깁니다. 그럴 때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나, 맡겨진 일을 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던 것 같고, 저 역시 이런 날들을 통과했으며 지금도 통과하는 중인 거 같습니다. 명쾌한 답이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각자가 다를 터인데, 완벽한 정답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고민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성공을 위해서 정답처럼 말하는 이들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그런 소리들은 오히려 고민을 더 흔들어 방황을 길게 만들 뿐입니다. 기껏 산에 올라갔더니 '이 산이 아닌가 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성공의 정답이나 복 받는 비결 같은 걸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간혹 그런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다만 신앙적 가치에서의 의미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그것이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어떤 의미여야 할까요? 스데반은 이집트 왕궁에서 살아가는 모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모세가 애굽 사람의 모든 지혜를 배워 그의 말과 하는 일이 능하더라"(20) 자기를 버리게 만든 세계였지만 모세는 오히려 그 중심에서 성장합니다. 엄청난 모순과 역설입니다. 그 세계 속에서 모세는 양자의 신분이었고 확실하게 드러나는 히브리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비슷해도 중국인과 일본인, 한국인을 구분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랬을 것입니다. 그 속에서 모세는 능한 사람으로 훈련받습니다. 혼란스럽지 않았을까요? 그냥 당연했을까요? 모세야 말로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를 외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그 상황 속에 던져졌고 배웠고 능해져야 했습니다. 이것이 결국 출애굽의 연결점이 될 것입니다. 당시의 모세는 몰랐어도 지금의 우리는 압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나는 의미를 몰라도 하나님은 알고 계십니다. 이것이 하늘 아버지의 섭리이며, 뜻을 위해 준비시키시는 하늘의 양육법입니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을 주의 일처럼 해내야 합니다. 그것이 나의 예배여야 합니다. 의미가 없어 보여도 당장 맡겨진 일이라면 주께 하듯 해내십시오. 원망하고 불평만 하고 있어서는 다음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의 미션을 완수하면 다음 단계가 다가올 것입니다. 해서 지치지 말고 지금을 잘 감당해내는 것, 일단은 이게 우선입니다. 지혜로운 분별을 바탕으로 지금 하는 일도 예배로, 믿음으로, 나의 순종을 받아내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뭐가 되든 지금은 그러면 됩니다.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