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법정에 선 설교자

목사wannabe 2026. 1. 2. 06:51

 

사도행전 7장 2절

​스데반이 이르되 여러분 부형들이여 들으소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하란에 있기 전 메소보다미아에 있을 때에 영광의 하나님이 그에게 보여

 

 

 

법정에서 선 설교자

20260102

 
 

살벌한 법정에서 스데반은 변론을 시작합니다. 7장은 길게 이어지는 그의 변론과 그 결과를 담고 있는데, 그 시작을 아브라함으로 열어갑니다. "스데반이 이르되 여러분 부형들이여 들으소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하란에 있기 전 메소보다미아에 있을 때에 영광의 하나님이 그에게 보여"(2). 재판정에 모인 이들은 하나같이 모두 유대교 최고의 전문가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스데반은 감히 유대의 역사를 말하려는 걸까요? 

약 15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얻으며 대세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쉐프들의 대결을 다루는 <흑백요리사 시즌2>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기도 합니다. 가수들의 경연을 넘어 전 세계 노래 잘하는 이들, 가수가 되고 싶은 이들이 전부 대한민국으로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수 오디션들은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많게는 백 명 가까이, 적어도 열 명 정도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나의 베스트를 보여주어야 하는 그 장면은 긴장감이 가득합니다. 자기의 시간이 지나간 후 점수를 받기 직전에는 조마조마한 스릴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순간을 기점으로 합격과 불합격, 당선과 탈락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오디션 포맷이 인기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하 당락이 아니라 인생의 살고 죽음이 걸려있다면 어떨까요? 마냥 즐거워할 수는 없을 겁니다. 재판장이 그렇습니다. 해서 재판장에서는 누구라도 엄숙하고 진중합니다. 짓누르는 분위기에 압도당합니다. 그런데 그런 재판장에서 스데반의 얼굴은 천사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사실을 따져 묻는 대제사장에게, 거기 모인 종교와 역사 전문가들, 최고의 지성들 앞에서 스데반은 이스라엘 역사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스데반이 이르되 여러분 부형들이여 들으소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하란에 있기 전 메소보다미아에 있을 때 영광의 하나님이 그에게 보여"(2). 최고의 변증을 해도 부족할 판에, 스데반은 성경 전문가들 앞에서 고리타분하게 아브라함을 이야기 합니다. 최소한 율법을 배경으로 당대의 수비학, 수사학을 총동원해서 논리적이고 설득적인 완벽을 노려도 부족할 거 같은데, 뻔하디 뻔한 설교를 시작합니다. 법정에 선 스데반은 논쟁자가 아니라 설교자입니다. 자신을 변호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뻔한 이야기에서도 여전히 담겨져 있었던 복음을 새롭게 보여주려 합니다. 이미 아브라함부터 시작된 복음의 출발을, 장구한 구원의 경륜을  증언하고 선포하는 것입니다. 지루한 역사가 아니라 복음 안에서 새로운 역사가 우리에게 이어졌음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믿음의 성도가 가져야 할 이해, 즉 세계관 역시 스데반과 같아야 합니다. 지금 내가 가진 믿음이 어떤 시작이었는지, 이미 하나님 안에서 품고 결론이 된 복음이 지금 나의 삶에서 어떤 의미이며 행동의 기반인지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늘의 내 삶이 변화되고 우리는 복음을 논쟁이 아니라, 삶으로 증언할 수 있습니다. 

2026년 새해를 시작하며 여러 계획과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의 기반이 복음입니다. 복음의 결론 위에서 한 해의 의미와 계획을 세우고 지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 뜻을 세우는 바벨탑에서 하나님 뜻을 이루는 십자가와 부활이 됩니다. 이미 주신 복음의 결론에서 새로운 시작을 열고 세워가는 새해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