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같은 얼굴
사도행전 6장 15절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

천사 같은 얼굴
20251231
고발 당한 스데반은 공회에서 종교 재판을 받습니다. 그 분위기가 어떤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이미 여러 차례 성경은 그곳의 험악함과 폭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격과 인생을 짓밟는 일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오만한 자리였을 것입니다. 그곳에 선 스데반을 모든 사람이 주목합니다.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15). 짓눌릴 듯한 자리에서,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그는 주눅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이 모습과 태도가 성도에게 주신 성령의 권능입니다.
얼마 전, 북토크 모임에서 잠깐 뵌 어른께서 저를 보시고는 "건강하고 명랑한 웃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올해, 제가 들은 최고의 칭찬 같아서 저는 잊지도 않고 몇 번이나 그 말씀을 곱씹어 보곤 합니다. <울었다, 그 예수가>의 저자 홍선경 목사님은 SNS에서, 맑은 영혼으로 하나님 앞에서 아이처럼 갈망하시는 어른을 보았다고 적었습니다. 맑게, 투명하게 보이는 그분의 모습 앞에서 자신도 맑아지신 거 같다는 글을 보면서, 이런 삶을 본다는 것도 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은 한 살이라도 더 젊어보이는 걸 선호하고, 해서 어려보인다는 말을 칭찬으로 여깁니다. 이런 가치로 인해 뷰티사업은 불황을 모르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메이크업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 한국식으로 화장을 하면 5~7살은 더 어려보여서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표정과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라 하겠습니다. 성경도 가끔 외모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다윗은 얼굴이 붉고 아름다웠다고 긍정적으로 표현했고, 야곱의 아내 레아는 눈이 나쁘다는 식으로 부정적인 표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잠언과 시편에는 더 많은 표현들이 등장합니다. 드물게 사도행전에서도 스데반을 설명할 때 재판정에 선 그의 외모를 언급합니다.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 같더라"(15). <교회의 사도행전>의 저자 박대영 목사님은 이 구절을 설명할 때 '천사의 얼굴을 한 전사'라고 했습니다. 스데반의 마음 상태가 얼마나 진리에 대한 확신에 차 있는지 알 수 있는 구절이라고 설명합니다. 천사 같은 표정이 어떤걸까요? 사람들은 아기를 보면 천사 같다고 말합니다. 아기의 순수함을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신앙인들의 표정과 모습은 어떻습니까? 세상 속에서 나의 모습은 어떨까요? 많은 교인들이 예수를 닮자고 말하지만 실상은 천사의 기품과 그런 밝음도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스데반이 겪는 상황은 죽음의 위협이 짓누르던 때였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표정이 천사와 같습니다.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이들의 눈에도 천사처럼 보였다는 이 증언이 우리 삶의 길을 알려줍니다.
시인은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면서, 사람을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는 정도로 만드셨음을 노래했습니다(시8). 십자가 사랑으로 구원 받은 내가 그런 존재입니다. 세상에서 탁월하거나 잘하거나 뛰어나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내게 주신 구원의 은혜가 이토록 영광이라는 고백입니다. 해서 오늘을 사는 나는, 올해의 마지막 날을 사는 나는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더욱 선하게, 더 넉넉하게, 더욱 다정하게 너를 대하고 너를 섬기면 좋겠습니다. 천사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