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집에서도 믿음입니까?

목사wannabe 2025. 7. 29. 07:02
 

사도행전 2장 46절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사도행전 2장 46절

집에서도 믿음입니까?

 
 

처음 신앙 공동체의 또 다른 특징은 성전과 집의 경계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사도행전은 그 모습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46)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함께 나누는 식사의 모습인데, 누가-행전 저자는 의도적으로 성만찬을 연상하도록 '떡을 뗀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성찬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랑으로 만난 너와 내가 교회였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신실 소장의 <나의 성소 싱크대 앞>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몸을 입은 우리에게 있어 형제를 향한 최선의 중보 기도는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는 것일지 모른다. 온갖 긍정의 힘으로 포장되고 잘되는 나에 대한 환상으로 버무려진 기도보다 말이다." 일상의 이야기를 대화하듯 써내려 간 저자의 글은 일상과 신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의 평범한 날들이 얼마나 신앙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방도 하나님의 사랑을 실현해내는 성소가 된다는 저자의 글이 참 따스합니다. 신앙이 예배당에 묶여 있어, 그 안에서만 신실했던 교회의 패착을 교훈 삼아, 이제 우리는 일상, 특별히 집에서의 신앙을 바르게 세워가야 합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2024년에 발표한 다음세대의 신앙교육 리서치를 보면, 10~20대가 신앙적 영향을 받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교회학교나 목회자가 아니라 부모라고 답했습니다. 해서 당연하게도 10~20대가 교회를 나가지 않고 관심을 끊은 이유도 부모 때문이었습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을 낱낱이 관찰하고 있었는데, 교회에서와 집에서의 모습이 확연히 다른 부모의 말과 태도를 보면서 신앙의 가식을 경험했던 것입니다. 이런 현실 자각과 반성으로 일부 교회에서는 가정과 연계한 교회학교 교육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것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잘 구성된 교회학교 커리큘럼과 활동 대안 등을 가정과 연계하고 제공할 교회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교회가 힘써야 하는 것은 교회에 오는 신앙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간 신앙일지도 모릅니다. 디아스포라처럼 흩어진 곳에서 교회일 수 있는가를 집요하게 묻는 신앙양육이 아니라면, 여전히 교회로만 오도록 애쓰는 모양새라면 아마도 교회는 망하고 말 것입니다. 교회와 일상이 다른 그 가식적인 민낯을 자녀들이 피부로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성령의 사람들은 집에서도 여전히 신앙적이었습니다. 그들은 교회와 가정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46) 번역과 해석의 다양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이 구절은 집에서 모인 가정을, 그 가정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모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성전에서도 모였고 가정에서도 모였습니다. 아마 최소한의 공동체 단위는 가정이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누가-행전 저자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성전과 다르지 않았던 일상의 신앙입니다. 가장 흐트러지기 쉬운 내 공간, 내 집에서도 교회였다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나 스스로에게 묻고 따져야 합니다. 나는 집에서도 믿음입니까? 집에서 믿음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 있습니까? 내 몸이 성전이라는 성경의 말씀대로라면 나 있는 곳이 성전이어야 하겠습니다. 해서 집에서도 믿음이어야 합니다. 부부가 서로 교회여야 합니다. 자녀와의 관계가, 자녀 간의 관계가 교회여야 합니다. 어떤 것을 고쳐나가야 하고 시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시도해 보길 부탁드립니다. 어쩌면 가정은, 집은 나에게 주신 첫 번째 "땅 끝"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