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사람, 변한 사람
사도행전 2장 14절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
사도행전 2장 14절
뻔한 사람, 변한 사람
오순절 성령 임재로 나타난 가장 큰 변화이면서 동시에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말의 변화였습니다. 말이 변하면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달라진 인생의 대표격으로 베드로가 등장합니다.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14). 배반자요, 도망자인 베드로가 달라졌습니다. 달라진 사람, 달라진 인생을 우리가 만납니다.
내가 사용하는 말이 내 인생의 전부를 나타낸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말 사용은 정말 중요합니다. 옛 사람은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고도 했습니다. 내뱉어진 말이 어떠한가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지혜를 담아낸 말입니다. 이렇게 말이 중요한데도 사실 말을 바꾸는 게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투나 말하는 태도, 사용하는 어휘를 보면 그 사람의 내면, 가치를 쉽게 알아볼 수 있기도 합니다. 물론 혹독한 훈련으로 언어의 표현을 다듬고 꾸밀 수도 있지만, 그 훈련의 결과는 둘 중 하나가 됩니다. 훈련된 말에 진심을 담으면 그것이 인생의 변화로 나타나거나, 혹은 반대로 적당히 립서비스 하듯 얄팍하게 익히는 정도라면 결국 언젠가는 본래의 말이 비집고 나와 실체를 더 확연하게 드러내고 말 것입니다. 가히 그 사람의 말이 그 사람의 인생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해서 사람의 변화는 말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의 말을 보면 뻔한 사람인지, 변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령의 임재 안에서 처음 신앙 공동체에는 말의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말의 변화는 곧 사람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베드로가 무리를 대표해서 말하기 시작합니다.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14). 사실 베드로는 말로 실패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 앞에서 여러 번 호언장담 했었고 심지어 예수님을 붙잡고 흔들며 꾸짖듯 말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알다시피 사람들 앞에서 세 번이나 주님을 부정하고 부인했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말이라도 말든지, 베드로는 그저 말만 번지르르한 뻔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성령의 임재 안에서 말이 달라지고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하기 시작합니다. 말이 달라지니 뻔한 사람에서 변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조롱에 도망가지도 않고 부정적인 시선에 굽실거리지도 않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성경의 표현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입니다. 베드로는 자기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내가 돋보이고 인정받으려 했던 지난 날의 그럴싸한 말이 아니라, 공동체를 대변하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말할 것입니다. 말이 달라졌습니다. 달라진 말처럼 인생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달라진 사람, 변화된 사람을 통해 이전의 세상은 허물어지고 새로운 세상이 드러날 것입니다. 뻔해 보이는 세상이어도 달라진 세상을 가져오는 엄청난 일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성도는 뻔한 사람이 아닙니다. 변한 사람입니다. 내 삶이 여전히 뻔한 것 같다면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말이 달라지게 해 달라고, 성령 안에서 나의 말이 달라지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나아가 이미 내 안에 계시는 성령을 의지하여 말을 바꿔 보십시오. 내 말을 강요하기보다 너의 말을 듣기 위해 마음 담아 말해 보는 겁니다. 인정하고 담아주고 덮어주는 말을 노력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기도하며 애쓰는 한 번, 또 한 번이 나를 변한 사람이 되게 할 겁니다. 변한 나로 복음이 드러나도록 성령이 이끄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