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닫으면 닫힌다

목사wannabe 2025. 4. 2. 06:14

 

 

4월 2일(수) 사순절 묵상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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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1서 3장 17절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요한 1서 3장 17절

닫으면 닫힌다

 
 

하나님의 사랑을 친절하게 그러나 예리하게 설명하는 요한서신은 사랑이 말이 아니라 행동이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17). 요한1서는 마음이 일어나는 순간을 짚어냅니다. 마음이 일어날 때 그 마음을 닫아버리는 일이 제법 많습니다. 어쩌면 사랑은 그렇게 닫아버려서 멀어지는 게 아닐까요? 

구상 선생님의 일화 중에 이런 대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선생님께 제자가 물었습니다. '세상의 악함이 이렇게 편만한데, 우리 같이 적은 사람들의 선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제자의 질문에 구상 선생님은 인자한 미소로 답합니다. "흙탕물 같은 강이 흐르더라도 우리는 한 방울 깨끗한 물이 되어야 한다." 짧은 대답이지만 많은 것을 함축한 말씀입니다. 보잘것없는 내가 아무리 애쓴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하는 생각은 패배주의입니다. 이런 생각을 품고 있으면 행동 역시 실천적 패배주의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마음에 선한 뜻이 떠올라도 체념하고 닫아버리게 됩니다. 요한서신은 바로 이 순간을 말씀합니다. 마음이 움직였을 때, 그것을 닫아버리면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날 수 없다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한 사마리아인은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 불쌍히 여겨 치료해 주었습니다. 다른 두 사람은 '보고도' 지나쳤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 모두에게는 이웃의 곤궁을 보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습니다. 죄로 인해 심하게 망가졌을 뿐입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내주하시는 성령께서 그런 마음을 주십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누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그 마음을 누르고 그냥 지나치는 일이 반복되면 이웃의 곤궁을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사라집니다. 누가 옆에서 눈물을 흘려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하루 아침에 된 일이 아닙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내가 돌보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겼는데도 외면하고 지나치는 일이 반복되면서 마음이 둔감해진 것입니다.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다] 중.

마음은 본 것에 반응합니다. 하나님은 누구에게든 작은 자를 보내 주시고 보게 하십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보고 반응하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선한 마음이 일어날 때 그것을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성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성경지식, 더 깊이 있는 배움이 아닙니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용기, 마음에 일어나는 선한 양심을 손으로 행동하는 실천적 믿음입니다.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좋은 교회가 될 수 있을까요? 아무리 크고 좋은 환경의 교회를 다닌다고 해도 이런 마음을 닫아버린다면 올바른 믿음, 온전한 사랑이 아닙니다. 십자가 사랑은 마음에 일어나는 선한 의지를 끝까지 놓지 않으신 실천적 사랑입니다. 

마음에 일어나는 선한 양심을 실천하는 오늘이 되길 소망합니다. 친절한 인사, 작은 도움, 관심을 갖고 한 번 더 연락해 보는 것, 기분 좋은 섬김이 내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꿀 것입니다. 그렇게 달라져 가는 우리가 모여 교회가 되고 세상이 됩니다. 우리 믿음의 책임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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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묵상은 유튜브 우리다시교회에 매월.새로 업로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