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비관주의자
7월 8일(월) 한 구절 묵상
예레미야 30장 7절
슬프다 그 날이여 그와 같이 엄창난 날은 없으리라 그 날은 야곱의 환난의 때가 됨이로다 그러나 그가 환난에서 구하여 냄을 얻으리로다
예레미야 30장 7절
긍정적인 비관주의자
예레미야 30장은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에게 보낸 선지자의 편지입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서 환란 중에도 구원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날은 야곱의 환난의 때가 됨이로다 그러나 그가 환난에서 구하여 냄을 얻으리로다"(7).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구원의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걱정 많은 사람들이 잘 되는 이유>의 저자 노럼은 긍정 과잉이라는 시대적 현상을 지적하면서 부정적 사고에 숨겨진 긍정적인 힘을 주장합니다. 막연한 긍정보다는 희망을 전제로 한 현실적인 비관이 낫다고 설명합니다. 긍정적 사고가 필요하지만 대책 없는 긍정은 망상과 다르지 않기에, 결국 실패를 만들고 맙니다. 따라서 긍정을 성취하는 세밀한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걱정이고 불안일 수 있습니다. 불안이나 걱정을 Check List로 삼아 결과를 현실화 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입니다. 어쩌면 오늘날 교회마저 긍정의 힘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 옛날 왕국 시대에 평안이 올 것이라고 했던 거짓 선지자들의 메시지가 지금도 위세를 떨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의 외로운 외침이 더 절실합니다.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포로가 되어 바벨론에 끌려온 이들의 상태는 말 그대로, 절망이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가득했고 불안과 걱정에 짓눌렸습니다. 이렇게 절망에 빠진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구원의 약속을 주셨습니다. "슬프다 그 날이여 그와 같은 엄청난 날은 없으리라 그 날은 야곱의 환난의 때가 됨이로다 그러나 그가 환난에서 구하여 냄을 얻으리로다"(7). 이는 환난에서 구하여 내시는 하나님을 믿되 막연한 긍정이 아니라, 지금의 아픔을 구체적으로 성실하게 살아내라는 말씀입니다. 막연한 긍정이 아닌, 약속을 품은 긍정적인 비관주의자로 바벨론의 삶을 살아내는 것. 이것이 포로된 자들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바벨론 같은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우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다 잘 될 거야, 라는 식의 막연한 긍정은 믿음이 아닙니다. 교회를 다녀봐야 되는 게 없다는 원망의 태도 역시 건강한 믿음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기도했다면 기도한 내용을 삶에서 실천하는 책임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믿음을 고백했다면 믿음대로 살지 못했을 때의 결과를 걱정하면서 동시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믿음대로 살기 위한 구체적인 일상을 계획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성도에게 주신 약속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대충 산다면 오히려 주신 약속도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런 건강한 염려로, 긍정적인 비관주의자로 나에게 주신 약속을 현실화해야 합니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꼼꼼하게 삶을 다듬고 고쳐나가야 합니다.
오늘 믿음이 되어야 할 구체적인 태도는 무엇이 있습니까? 누구와 마주할 때 나는 믿음과 달라지고 흐트러집니까? 어떤 상황에서 나의 말이 더 친절해야 하겠습니까? 이런 질문과 점검, 그리고 사소한 변화가 없다면 믿음은 긍정적인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오늘 달라지지 않는다면 내일도 별 볼 일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달라져야 합니다.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