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묵상

묵상/말만 하는 신앙

목사wannabe 2023. 12. 18. 06:31
 

12월 18일(월) 한 구절 묵상

잠언 26장 13절

게으른 자는 길에 사자가 있다 거리에 사자가 있다 하느니라

 

 

잠언 26장 13절

말만 하는 신앙

게으름에 대해서 잠언은 매우 예리하게 파고 듭니다. 게으른 행동을 묘사하고 그 속내를 콕 집어서 들추고 맙니다. "게으른 자는 길에 사자가 있다 거리에 사자가 있다 하느니라"(13)는 구절이 그렇습니다. 말도 안 되는 핑계로 말만 무성할 뿐 아무런 행동이 없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잠언이 게으름을 걸고 넘어지는 이유는 게으름이 죄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부지런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당장 닥친 일에 대해서 나름 부지런하게 움직입니다. 월요병이 도져도, 날이 너무 추워도 출근합니다. 부지런히 옷을 챙겨입고 출근길로 나갑니다. 이런 면들을 보면 게으르다는 건 현대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어떤 특정인들에게만 해당하는 훈계 같습니다. 잠언은 이런 것을 게으르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지혜로서 잠언은 마땅히 해야할 신앙적 책임을 회피하는 게으름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관계와 믿음, 정직과 섬김에 대해, 즉 신앙으로 살아가야 할 믿음의 책임에 대한 게으름입니다. 이런 게으름은 하나님 앞에서 죄가 됩니다. 우리 신앙은 나만 편한 것을 올바른 믿음이라 하지 않습니다. 성도에게는 개인의 삶을 넘어, 관계를 책임져야 하고 곁의 사람들을 감싸주어야 하며  공동체를 신실하게 섬겨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를 머리로, 우리 서로는 몸 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나만 편하게 교회 다니는 것입니다. 사명이 없어졌습니다. 책임과 관계가 사라졌습니다. 그저 편하게 교회를 왔다가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말은 신앙인데 현실은 자기애만 남았습니다. 말은 거룩하고 말은 정의로운데, 실제 삶은 자기의 편리와 편함이 최우선일 뿐입니다. 밖에 사자가 있다고 말만 하고 핑계만 일삼는 미련한 자, 게으른 자가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몸을 써야 믿음입니다. 기꺼이 사랑의 수고를 짊어지는 것이 올바른 신앙입니다. 몸을 쓰고 손을 쓰고, 따스한 말씨를 심는 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런 믿음을 살아낸다면 쌀쌀한 한기로 세상이 얼어붙어도 우리 주변은 따스한 온기로 지켜질 것입니다. 오늘, 내 몸으로 작은 온기를 감당한다면 좋겠습니다. 십자가 사랑으로 인해 따뜻한 사람으로 산다면 좋겠습니다.